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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는
- 22 Dec, 2025
면접 볼 회사를 찾아보는 늦은 밤의 고민
면접 볼 회사를 찾아보는 늦은 밤의 고민 11시 45분 노트북을 켰다. 넷플릭스 대신 잡코리아를. 아내는 벌써 잤다.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채용공고를 본다. 스크롤을 내린다. 올린다. 또 내린다. "백엔드 개발자 5년 이상, Spring 필수" 자격은 된다. 연봉은 7천에서 협의. 지금보다 500은 오를 거다. 그런데 손이 안 간다. 지원하기 버튼이.창은 5개가 떠 있다. 잡코리아, 원티드, 로켓펀치, 프로그래머스, 링크드인. 매일 밤 11시쯤 이러고 있다. 벌써 3주째다. 이력서는 아직도 2년 전 버전이다. 네카라쿠배는 글렀고 네이버는 어렵다. 카카오도 어렵다. 라인 쿠팡 배민 다 어렵다. 알고리즘 문제를 3개월은 풀어야 한다. 코테 통과율이 10%라던데. 나는 프로그래머스 레벨 2도 버겁다. 지난 주말에 DFS 문제 하나 풀었다. 2시간 걸렸다. 결국 답 봤다. "이 정도는 기본이죠" 면접관이 그럴 거다. 나는 땀 흘리며 화이트보드에 서 있을 거고. 그래서 대기업을 본다. 삼성SDS, LG CNS, 현대오토에버. SK C&C도 있다. 연봉은 네카라쿠배보단 낮다. 그래도 지금보단 높다. 7천은 준다.복지가 좋다는 말이 많다. 야근이 적다는 말도. "칼퇴 문화 정착" 공고에 다 그렇게 써 있다. 믿어도 되나. 마우스를 올렸다. 지원하기 버튼에. 그리고 뗐다. 이력서가 문제다 경력기술서를 써야 한다. "주요 성과를 정량적으로 기술하세요" API 응답속도 30% 개선. DB 쿼리 최적화로 트래픽 처리량 2배 증가. 쓸 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쓰지. "Elasticsearch 도입으로 검색 성능 향상" 이게 맞나. 너무 뻔한가. 다들 이렇게 쓰나. GitHub 링크를 넣어야 한다는 글을 봤다. 내 GitHub은 초록색이 없다. 잔디가 말랐다. 마지막 커밋이 8개월 전이다. 회사 일로 바빴다고 쓸 순 없다.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까. 토이 프로젝트 하나 있으면 어필된다던데. 뭘 만들지. To-do 앱은 너무 흔하고. 게시판도 그렇고. "ChatGPT API 활용한 뭔가..." 생각해봤다.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 퇴근하면 9시다. 밥 먹으면 10시. 주말엔 쉬고 싶다. 자격요건을 본다 "우대사항: AWS, Docker, Kubernetes 경험자" AWS는 쓴다. Docker도 쓴다. Kubernetes는 안 써봤다. 강의를 들어야 하나. 인프런에 강의가 많다. 20만원짜리도 있다. 사면 또 안 볼 거다. 작년에 산 강의가 3개 있다. 진도율 15%, 8%, 0%. "Spring Boot 3.x, Java 17 이상" 우린 아직 Java 11이다. Spring Boot 2.7. 레거시 건드리면 팀장님이 싫어한다. "되는 걸 왜 바꿔" 기술스택이 뒤처지는 거 같다. 불안하다. 면접에서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지. "최신 기술 학습에 관심이 많습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관심은 있다. 실행을 안 했을 뿐. 연봉 계산기를 켠다 7천만원 실수령액. 세후 580만원. 지금은 540만원. 40만원 차이. 1년이면 480만원이다. 대출 이자가 월 35만원이다. 40 빼면 5만원 남는다. 5만원으로 뭘 하지. "연봉 협상 가능" 공고에 그렇게 써 있다. 7천에서 시작하면 7500까지 받을 수 있나. 아니면 8천도. 계산기를 두드린다. 8천만원 실수령액. 현실적이지 않다. 경력 7년에 8천은 네카라쿠배나 받는다. 7500도 어렵다. 7200 정도. 그래도 지금보단 낫다. 면접 후기를 본다 블라인드에 들어갔다. "삼성SDS 면접 후기" 검색. "1차 코테 + 2차 직무면접 + 3차 임원면접" 3번이나 본다. 한 달은 걸린다. 코테는 프로그래머스 레벨 2~3 수준이라는데. 레벨 3은 못 푼다. 지금 실력으론. "직무면접에서 설계 질문 많이 나옴. MSA, DB 정규화, 트랜잭션 격리수준" MSA는 해본 적 없다. 팀장님한테 제안했다가 까였다. DB 정규화는 안다. 트랜잭션도 안다. 설명하라면 버벅일 거다. "임원면접은 인성 위주. 근데 기술 질문도 섞여 나옴" 3차까지 가면 붙는다던데. 3차까지 가는 게 문제다. 댓글을 본다. "저도 7년차인데 1차 코테 떨어짐 ㅋㅋ" 웃을 수가 없다. 회사 복지를 비교한다 현재 회사: 연차 15일, 자율복장, 야근수당 없음, 점심 7천원 지원. 대기업: 연차 20일, 복지포인트 연 200만원, 기숙사, 카페테리아, 헬스장. 복지포인트 200만원이 크다. 연 단위로 쌓인다. 헬스장도 좋다. PT 끊으면 월 30만원인데. 기숙사는 필요 없다. 출퇴근 1시간이면 괜찮다. 그런데 야근은 어떨까. "프로젝트 일정 타이트할 때 야근 있음" 블라인드 댓글에 그렇게 써 있다. "그래도 중소기업보단 덜함" 지금도 배포일엔 10시까지 남는다. 한 달에 2번. 대기업은 어떨까. 더할까 덜할까. 동기한테 물어볼까 대학 동기 중에 삼성에 간 놈이 있다. 4년 전에 이직했다. 단톡방에서 본 게 작년이다. 카톡을 열었다. 1:1 대화방. "야 너 요즘 어때" 쳤다가 지웠다. 뭐라고 물어보지. "이직 어땠어?" 너무 직접적이다. "거기 야근 많아?" 이것도 이상하다. "면접 준비 뭐했어?" 이건 괜찮은데. 4년 만에 연락해서 이직 물어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얘 이직하려나보네.' 맞긴 하다. 그래도 부담스럽다. 나중에 안 되면 창피하다. 카톡을 껐다. 포기할까 시계를 봤다. 12시 50분. 1시간 동안 채용공고만 봤다. 지원은 0건. 이력서는 안 고쳤다. 알고리즘 문제도 안 풀었다. 내일도 출근이다. 9시 회의가 있다. 기획자가 새 기능을 제안한다. "이거 이번 주에 되죠?" 또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노트북을 덮었다. 이직은 다음 주에 생각하자. 다음 주에도 이러고 있을 거다. 안다. 그래도 오늘은 자야 한다. 침대로 갔다. 아내가 돌아누웠다. 나도 누웠다. 눈을 감았다. '7500은 받아야 하는데.' 잠이 안 온다. 결국 토요일에 주말이다. 오전 11시에 일어났다. 아내는 친구 만나러 나갔다. 커피를 내렸다. 노트북을 켰다. 이력서를 열었다. 고치기 시작했다. "API 응답속도 30% 개선..." 지웠다. 다시 썼다. "Redis 캐싱 도입으로 평균 응답시간 2.3초 → 0.7초 단축" 구체적으로 썼다. 숫자를 넣었다. 더 쓴다. "레거시 시스템 리팩토링으로 월 서버 비용 40만원 절감" 이것도 성과다. 쓸 만하다. 2시간 썼다. 경력기술서 80% 완성. GitHub을 켰다. 커밋을 하나 만들었다. README 수정. "Update project description" 초록색이 하나 생겼다. 별로다. 프로그래머스를 켰다. 레벨 2 문제 하나. 30분 걸렸다. 통과했다. 기분이 좀 낫다.내일 또 미룰 거다. 그래도 오늘은 뭔가 했다.